엄마, 언니, 동생과 함께하는 소녀들의 제주여행. 공항에 도착해서 언니가 그토록 먹고싶어했던 우진해장국을 배불리 먹고 용산 제주유스호스텔로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안개에 가려진 제주도에 아쉬움이 생길 때쯤, 제주유스호텔에 도착하자 귤꽃향기가 후각을 가득 채웠고 우리가 제주도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그 순간 지쳐있었던 느낌은 사라지고 설렘과 기대감으로 들뜨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참을 문을 열어두고 귤나무의 향기를 만끽하다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우리는 제주도 서부를 쭉 돌아봤다. 해수욕장, 목장, 한라산 공장체험, 제주당, 새별오름 그리고 제주 곳곳의 골목.
세 번째 제주 여행인 만큼 안가본 곳을 중심으로 돌며 새로운 제주도를 발견하며 행복해했다. 중심 관광지로 가득찼던 일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나무가 건강하고 무성하게 자라있는 골목을 발견할 때면 차를 세우고 그 길을 걸었다. 제주 전통 가옥을 찾으며 제주의 역사를 쫒았고 자리를 지키는 돌하르방에 인사를 하기도 했다. 제주도에 대해 더 알아가며 행복하게 여행을 즐겼다.
정신없이 제주도를 즐기며 잊은 것이 있다면 옷을 너무 얇게 입었다는 것.. 제주는 생각보다 추웠고 몸에 한기를 가득 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따뜻한 물이 콸콸 나오고 난방으로 빠르게 방 안을 데펴준다는 것은 정말 최고의 장점 아닐까? 개운하게 씻고 뜨끈한 방바닥에 눕자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루의 피로와 한기가 싹 가시고 따뜻함과 포근함이 올라오는게 누워만 있어도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침대 2개가 들어가고도 남은 넓은 공간이 참 좋았다. 거기서 동생은 나와 홈트레이닝 영상을 따라하며 칼로리와 함께 죄책감을 내렸다. 제주 음식을 어찌 포기하랴!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제주유스호텔이 가진 권력인 귤꽃 내음과 약천사의 야경을 누렸다. 그리고 오늘 한 여행을 즐겁게 회상하며 따뜻하게 잠들었다.
세 번째 제주의 날이 밝았다. 날씨가 매우 좋아진 탓에 우리는 더 신이났다. 이제야 진짜 제주를 보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씨가 안좋은 탓에 포기하고 있었던 가파도 ! 다시 갈 수 있다는 희망에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겨서 가파도로 향했다. 오후 2시 30분 차표를 손에 넣은 후에야 허기가 느껴졌다. 근처에서 맛있다는 분식집을 찾아 김밥을 포장하러 갔다. 이렇게 날이 좋으니 바다뷰를 보며 김밥과 샌드위치를 먹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 근처 바다에는 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니 안가볼 수가 없다. 적절한 자리를 찾아 김밥과 샌드위치를 꺼내 먹는데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으니 더욱이 맛있었다. 열심히 먹으면서도 돌고래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열심히 눈을 굴려 찾았는데 돌고래는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비어 카페에 갈까하다가 애매해서 그냥 차를 세우고 다같이 짧은 낮잠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따뜻한 햇살과 바다의 풍경을 옆에 두니 잠이 솔솔 왔다.
이제 슬슬 출발할 시간이 되어 언니가 몸을 일으키며 "돌고래는 없지?" 하고 창 밖을 본 순간, 첨벙!!
돌고래가 눈 바로 앞에서 뛰어올랐다. 정말 거짓말 같이.
우리는 소리를 지르며 차로 돌고래를 따라갔고 007부대보다 빠르게 차에서 내려 돌고래를 눈에 담았다. 정말,,환상적이었다.
파도를 따라 자유롭게 헤엄치고 뛰어오르는 돌고래를 보며 내 도파민은 최고조였다. 자연 안에 있는 돌고래, 자유를 가진 돌고래는 정말 부럽기까지 했다.
돌고래에 정신을 못차릴 때쯤, .. 지금 몇 시지..?
이럴 수가, 배 출발 시간이 임박했다. 돌고래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우리 차는 빠르게 달렸다. 10분 전에 도착하라고 했건만, 5분 전에 간신히 도착해 마지막으로 탑승했다.
와중에 좋은자리를 찾아 앉고나서 우리는 왜인지 모르게 웃음이 계속 났다. 안도감과 함께 성취감에 가까운 감정이 들면서 이게 된다며 신나했다.
그렇게 도착한 가파도.
와, 정말 여기가 꿈의 섬인가, 아니면 천국인가, 그것도 아니면 지상 최고의 섬이나 보물섬인가.
끝없이 펼쳐진 보리밭, 노란 산수유 꽃 그리고 청량한 바다와 병풍처럼 서있는 한라산의 풍경.
입에서는 와-,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풍경에 젖어 얼빠진 탓에 자전거에서 몇 번이나 떨어질뻔 했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사진을 한 200장정도 찍고 나서 우리는 배가 고파 보리호떡과 보리크림을 찾아갔다. 이 날 먹은 크림이 아마 우리 가족에게 크림 1위가 아니었을까 싶다.
고소한 보리 맛이 잔뜩 묻어난 크림은 엄마의 입맛도 저격시켰다. 무엇보다 호떡과 크림의 조합이 찰떡이었다. 먹자고 한 내 동생 칭찬해..!
해안 도로를 따라 쭉 달리며 숙소로 향했다.
처음 용산 제주유스호스텔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숙소로 들어가며 바로 옆에 있는 약천사의 웅장한 풍채에 눈을 떼지 못하며 말했다. "우리 저기도 꼭 가보자."
가까이서 보니 조용하고 웅장한 약천사의 정취가 더욱 물씬 느껴졌다. 조명이 그 웅장한 느낌을 고급지게 더했고 석상들이 제주의 절이라는 정체성을 인상깊게 보여주었다.
가볍게 산책을 하며 문득 하늘을 보니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절의 기와, 울창한 초록색들의 가지, 그리고 밤하늘에 수놓인 별자리들이 우리의 여행을 낭만있게 만들어주었다.
용산 제주유스호스텔이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너무나도 적절한 보금자리가 되어줘서 완벽하고 낭만 가득한 제주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집먼지 알레르기가 심해서 여행가면 꽤 고생을 하는데, 지내는동안 콧물 한방울도 흘리지 않아 너무 편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ㅎㅎ
이걸 쓰는 동안 친구들이 관심을 가져서 제주유스호스텔을 즐겨찾기에 저장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디서나 모두 행복한 여행을 즐기며 많이 웃기를 바란다. Good bye, Jej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