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는 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하여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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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배 속에 있을 때 너도 여기 왔었어~ 엄마 가족들하고, 아빠하고 함께 왔던 곳이야"
내년 2월에 태어날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시작된 곳.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에서의 2박 3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을 예약한 계기
어렵게 임신한 아이를 축하하며, 내 친정 부모님은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가자고 제안을 하셨다.
그런데 대가족이 제주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고민이었던 건 숙소였다.
부모님, 남동생 둘, 남편과 나까지 6명이 편하게 지낼 공간을 제주에서 찾으려니 예산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숙소를 열심히 알아보던 중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을 알게 되었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운영하는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은 중문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관광에 적합했다.
게다가 10평부터 28평형까지 다양한 크기의 방을 보유하고 있어서 6인이 대가족이 묵어야 하는 숙소를 찾는 내게 정말 한줄기 빛 같은 숙소였다.
서울 용산구민들에게는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숙소를 빌려주고 있는데
일반인에게도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소를 대여해 주고 있었다.
내가 필요한 방은 6인 이상이 묵을 수 있는 25평 이상의 객실이었는데,
넓은 공간을 하루 14만 원(기본 12만원 + 2인 추가 비용)에 빌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를 하고, 2박 3일 예약을 했다!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 방문 & 객실 시설
가족 여행의 첫날. 비행기가 연착되어서 모든 일정이 뒤로 밀렸다.
하여, 밤이 늦어서야 숙소에 도착하는 일정이 되었다.
제주도의 밤은 깜깜하여 운전으로 이동하며 마음이 조급했는데,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 직원분이 먼저 전화를 주셨다.
"언제쯤 도착하세요? 편하게 오세요."
늦은 시간인데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신경 써 주시는 모습에 긴장이 풀렸다.
덕분에 침착하게 운전하여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후 짐을 풀고 중문 하나로마트로 달려가 회를 사 왔다.
넓은 거실에 6명이 둘러앉아 회를 먹으며 "드디어 제주다!" 하고 웃었다.
25평이라는 공간 덕분에 6명이 있어도 전혀 비좁지 않았다.
객실에는 2인용과 1인용 침대가 있었고, 나머지 인원들은 제공된 침구를 이용해 바닥에서 잤다.
솔직히 침대가 약간 딱딱한 편이어서 임산부인 나는 조금 불편했다.
임신 중이라면 이 점은 감안하고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가격 대비 공간과 시설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식사 후, 숙소의 24시간 매점을 가보려고 밖에 나섰다가
우리 가족은 하늘 위로 보이는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별을,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의 밤하늘에서는 수백개 볼 수 있었다.
우리 가족들은 "이런 별 언제 봤어?" 하고 감탄하며 청정 지역 제주의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뱃속 아기에게도 이 별들을 보여주는 기분으로 한참을 밖을 바라보았다.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의 매력
다음 날 아침, 1층 로비에서 창밖을 볼 수 있는 좌석이 있어서 잠시 여유를 즐겼다.
아버지께서는 "여기서 손녀 태어나는 걸 기다리니까 더 설레는구나."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웃으며 배에게 손을 얹고 아기와 함께 제주의 공기를 느꼈다.
밖으로 나가보니 숙소 주변 주차장에는 야자수가 식재되어 있어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곳곳에는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어서, 사진을 좋아하는 우리 엄마는 행복하게 사진을 찍으셨음!
(어르신들은 본인이 어디 다녀왔는지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이런 포토존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숙소 뒤편에는 분리수거장과, 바비큐장이 잘 세팅되어 있었다.
바비큐 그릴을 좋은 걸 세팅해 두셔서, 언제 여유가 되면 꼭 다시 한번 와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주변을 탐색하다 보니 숙소 양쪽으로 귤 체험 농장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귤 나무를 본 엄마가 신기하다고 환하게 웃으시며 귤나무 사이를 거니시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직 10월이라 귤이 익지는 않았지만, 일부 귤은 주황빛이 되어가고 있었다. 제주의 정취를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이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숙소 바로 뒤편의 약천사를 산책했다.
10월이라 경내에 메밀꽃이 만개해 있었는데, 하얀 꽃물결 사이로 걷는 게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태교에 이것보다 좋은 게 어딨겠니" 하시는 어머니 말씀에, 정말 이곳까지 오길 잘했다고 느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이런 명소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제주도 관광을 일찍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지하 구경도 했다.
지하에는 많은 시설들이 있었는데, 탁구장, 포켓볼, 플스룸, 유아 트램폴린, 노래방 등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모든 시설은 이용료가 무료였다!
평소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들과 제대로 된 시간을 보내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좋은 시설이 있어서 참 행복했다.
부모님은 노래방에서 옛날 노래를 부르시며 "이렇게 놀아본 게 언제야" 하고 좋아하셨다.
제주 중문+서귀포권 여행
우리 가족은 열심히 제주 남부권 여행을 했다.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 로비에는 제주여행에서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이 정리되어 있었고,
관광지 안내 리플릿과 제휴 할인권 정보도 있어서 참고에 큰 도움이 되었다.
중문색달해변의 에메랄드빛 바다, 외돌개의 웅장함, 천지연폭포의 시원한 물줄기.
국세 공무원 연수원의 팜파스 식재지, 레몬 뮤지엄, 서귀포 감귤 박물관에서의 체험, 쇠소깍의 평화로운 풍경까지.
올레길 8코스 중간 이자 중문 관광단지 인근이라는 입지 덕분에 차로 20분~4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감사했던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에서의 마지막
숙소의 마지막 날. 이 날은 우리 엄마의 생신이었다.
남편이 전날 미역을 사다 놨고, 새벽부터 일어나 미역국을 끓였다.
숙소에 인덕션이 갖춰져 있고, 밥솥과 냄비, 각종 그릇과 식기류가 다 있기에 한상을 제대로 차릴 수 있었다.
식탁에 둘러앉아 "생신 축하드려요" 하며 국을 떠드리는데 어머니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제주까지 와서 너희가 이렇게 해주니 고맙네." 호텔이나 펜션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었을 순간이었다.
식사 후 짐을 치우며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이렇게 좋은 곳을 이 가격에 제공하는 용산구에 고맙네. 더 많은 가족들이 우리처럼 추억 만들었으면 좋겠다."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었다.
늦은 밤 도착에도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직원분의 배려.
임신부와 고령의 부모님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넓은 공간.
취사가 가능해 생일 아침상을 차릴 수 있었던 것.
가족 여행 숙소로 모든 것이 완벽했다.
6명의 가족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함께 웃고 떠들 수 있었던 보금자리였다.
공공시설이 이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걸,
용산구의 복지 정신이 제주까지 이어져 누군가의 인생에 소중한 순간을 선물할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나는 언젠가 아이가 태어나면 여기에 꼭 다시 오고 싶다.
"네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랑 왔던 곳이야. 여기서 다 같이 너를 기다렸어."
그렇게 말해주며 다시 약천사 메밀꽃밭을 걷고, 밤하늘 별을 보고, 1층 로비에서 차를 마시고 싶다.
용산 제주 유스호스텔에서 만든 추억은,
세 세대를 잇는 우리 가족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